스토아 철학 / 낙타 / 윤휴
침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인간의 끝을 인지하는 순간, 해방과도 같은 자유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사는 게 버거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묘하게 낙관적인 태도로 살고 있습니다 🤭
한 손에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나머지 한 손에는 삶에 대한 최선을...!
평소처럼 지나가는 하루를 보낼까도 싶었지만...
제 마음에 강렬한 기억을 남긴 소재들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 '평소처럼 지나가는 하루'라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매일 치열하게 살고 있긴 합니다...^^ 변명 아닌 변명...? ㅋㅋㅋ

# 스토아 철학
스토아 철학의 장시자는 '제논'입니다.
제논...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지요...?
메이플 캐릭터는 일단 아닌 게 확실하고... 수학책에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한 이름이지요...?
그러나 스토아 철학 창시자 '제논'과 수학책에서 나오는 '제논의 역설'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인물입니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 '제논'은 기원전 3세기에 키티온 중심으로 활동을 한 사람이고,
수학책에 나오는 '제논'은 기원전 5세기에 엘레아 중심으로 활동한 사람입니다.
즉,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사람입니다... 🤗
스토아 철학은 '로고스(Logos, 이성)'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주는 이성에 따라 질서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도 이 이성의 일부라고 여깁니다.
따라서 인간이 이성에 따라 행동할 때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산다고 본다네요!
스토아 철학의 네 가지 주요 덕목으로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가 있습니다.
간단한 설명은 아래에 남길게요!
- 지혜 :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
- 용기 : 두려움 없이 행동할 수 있는 힘
- 절제 : 욕망과 감정을 잘 다스리는 힘
- 정의 : 사회적 조화와 도리를 지키는 마음
많은 사람들이 스토아 철학에 대해 크게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금욕주의'입니다.
이건 정말 큰 오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스토아 철학자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두고 말이지요.
(예를 들어서 죽음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입니다.)
일부 후기 스토아 철학자들이 위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욕주의처럼 보이는 라이프 스타일'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금욕주의 위주로만 스토아 철학을 바라보는 것은 자극적인 편집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부 후기 스토아 철학자(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금욕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솔직히 현대적 기준으로 보자면 갓생러에 더 가깝습니다...😂
우리도 알다시피 갓생러들... 겉으로 보면 금욕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금욕주의자는 아니잖아요??
그거랑 비슷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말해서 스토아 철학자들은 약간 어떤 느낌이냐면요... 술자리 음주로 비유해 볼게요!
'술을 마시지 말자! 나는 절대 안 마신다!' 이게 아니라...
'내 몸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을 만큼 마시자!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안 마시는 것도 하나의 답이다!' 이런 쪽에 더 가까워요.
아무튼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은 정념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강조했을 뿐이지...
모든 욕구를 자기 학대와 같은 모습으로 절제하는 '금욕주의'와 동일시하면 곤란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건강한 욕망을 위해서 적절한 타이밍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지라...
여러모로 스토아 철학에 많은 공감을 했네요...🤭
내가 현재 집중할 수 있는 영역과 아닌 부분을 분리하고, 전자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위에도 남긴 이야기지만... 한 손에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나머지 한 손에는 삶에 대한 최선을...
# 낙타
고대 이집트는 수학으로 유명합니다.
'린드 파피루스' 등의 존재로 알 수 있지요.
린드 파피루스에 여러 수학 문제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로 '낙타 유산 분배 문제'가 있어요.
한 상인이 자식 세 명에게 낙타 17마리를 나눠 가지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첫째 자식에게는 당나귀 17마리의 1/2을 물려주고,
둘째 자식에게는 당나귀 17마리의 1/3을 물려주고,
셋째 자식에게는 당나귀 17마리의 1/9을 물려주려고 한다...
자식 셋이 모여서 유언 내용대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계산 내용에 따르면 첫째 자식은 8.5마리, 둘째 자식은 5.666.... 마리, 셋째 자식은 1.888.... 마리를 받게 된다네요...?
멀쩡한 낙타를 죽일 수도 없고 아주 난처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지나가면서 보던 노인이 말을 걸었습니다.
'낙타 한 마리를 빌려줄 테니 다시 한번 계산을 해보는 게 어떤가?'
자식 셋은 노인에게 낙타를 한 마리 빌려서 다시 계산을 시도했습니다.
첫째 자식은 9마리, 둘째 자식은 6마리, 셋째 자식은 2마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9 + 6 + 2 = 17이므로 서로 싸울 필요도 없습니다.
상황이 해결된 모습을 확인한 노인은 껄껄 웃으면서 자신이 빌려준 낙타 한 마리를 데리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 문제는 최소공배수를 이용해서 생활 속 갈등을 해결한 예시입니다.
2, 3, 9의 최소공배수인 18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였던 것이지요.
상황을 인지한 노인은 낙타 1마리를 빌려줌으로써 최소공배수 18이라는 조건을 임시로 만족시켰습니다.
위 계산에 따르면 9 + 6 + 2 = 17이므로, 노인이 낙타를 잠시 빌려줘도 손해 볼 일은 전혀 없습니다.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 용기 내서 실행하는 능력, 본인의 출혈을 최소화하고 지혜를 상대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나눠주는 능력....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짧은 예시 속에서도 개인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화 기반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 문제를 만들기까지...
연산 직관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지 떠올려보니 또 다른 존경심이 듭니다.
실화 여부와 상관없이 배울 내용이 많았던 문제 예시였습니다.
'지혜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저는 이 예시로 답을 하고 싶습니다 🤗
# 윤휴
조선 후기에는 참으로 많은 정쟁들이 있었습니다.
그 정쟁들의 한가운데에는 '주자학'이 존재했습니다.
주자학은 송나라 주희가 집대성한 유교 철학으로, 조선을 지배한 성리학의 대표 학파입니다!
조선의 기준은 '주자학'이 꽉 잡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시대였습니다.
윤휴는 주자학 체계에 깊은 의문을 남긴 사람 중 하나입니다.
철학적 말장난보다는 현실적 실천을 중요시했던 윤휴는, 양명학과 본인 해석에 기반한 철학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학문은 현실 정치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학문과 현실이 유리된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주류 학자들은 이런 윤휴의 모습을 보고 성리학 전통을 해치는 이단아라고 낙인찍었습니다.
다른 말로 '사문난적'이라고도 하지요...
'사문난적'은 유학의 도를 어지럽힌 도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쯤 되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도(道)'란... 언어 위에 있는 것인지... 현실 위에 있는 것인지 말입니다.
언어에 의해 현실이 구속되고 있는 것인지...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인지...
이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윤휴의 용기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오늘날을 마주 봅니다.
더 많은 윤휴가 나올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윤휴들을 죽이지 말고 감쌀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들의 공격성에 놀라지 말고, 잘 제어하여 좋은 방향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요즘의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개발을 완전히 그만둔 것은 아니고... 방향을 다시 탐색하는 시간을 잠시 갖고 있습니다.
잔잔한 행복감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동생과 함께... 과거를 치유하면서, 현재를 명확히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는 모르겠으나...
마음속에 지혜가 넘실거려서 차오를 때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다들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말씀해 주세요! 겸허한 마음으로 더 공부하고 수정하겠습니다.